김지선 KIM JIS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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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선의 작업은 특정한 공간에서 비롯된다. 여행 중 마주한 자연, 스쳐 지나간 길 위의 순간, 바람이 스며드는 숲과 물결이 이는 강가 이러한 경험들은 작가의 감각 속에 남아 캔버스 위에서 겹쳐지고 변형되며 재구성된다.
작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특정 공간에서 며칠간 일기처럼 사운드를 녹음하고, 영상과 사진을 촬영하는 것으로 작업을 준비한다. 이후, 최소한의 구성도 없이 캔버스 위에 작가가 감각한 풍경을 옮기는 이 과정을 작가는 ‘캔버스와의 면담’ 이라 부른다. 그러나 이 풍경은 단순한 재현이 아니다. 그것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공간, 하지만 분명 어딘가에서 경험했을 것 같은 낯설지만 익숙한 장소이다. 최근 김지선의 작업은 기억이 시간과 함께 변형되는 과정에 주목하며 기억 속 이미지들이 희미해지고 재구성되는 순간을 포착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어떤 장면은 빠르게 스쳐 지나가고, 어떤 이미지는 느리게 흐르며, 캔버스 위에서 다양한 속도의 흔적을 남긴다. 이를 위해 테라핀, 콜드 왁스, 오일 스틱과 같은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여 기억의 변주를 물성과 붓질의 속도감으로 표현한다.
작가는 런던대학교 슬레이드미술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그녀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송은문화재단 등에 소장되어 있으며, 2022년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 선정작가로 선정되는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