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JI KIM 김수지
August 7 - August 30, 2026
이번 전시의 제목 《KEEPSAKES》는 단순한 기념품이 아닌, 시간이 지나도 감정과 기억을 간직하게 하는 애장품 또는 메멘토를 의미한다. 특정한 장소나 인물, 사건과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그 사실 자체보다 오래도록 남아 있는 감정과 흔적에 주목하는 개념으로, 사라져가는 기억 속에서도 끝내 붙잡고 있는 감각을 회화로 풀어낸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형성된 작가의 디아스포라적 경험을 바탕으로 기억과 시간,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탐구하는 신작들을 선보인다. 김수지는 현실과 허구, 선명했던 기록과 흐릿해진 기억이 교차하는 회화를 제작하며, 유화 물감을 쌓고 지우는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시간이 축적되고 변화하는 방식을 드러낸다. 이미지는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며 하나의 고정된 장면이 아니라 여러 기억과 이야기가 공존하는 열린 풍경으로 확장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대표 신작 〈Traces of a Goner〉, 〈Peeled Skin〉, 〈Far from the Beginning〉을 선보인다. 작가가 오랫동안 탐구해 온 기억과 역사, 신화적 이미지를 유화의 물질성과 결합한 작업으로, 작가의 회화 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사용된 나무 액자는 단순히 회화를 둘러싸는 장식적 틀을 넘어 작품의 일부로 기능한다. 제작한 액자는 문처럼 열리고 닫히는 구조를 통해 화면 안과 밖을 연결하며, 관람자가 하나의 기억을 들여다보는 경험을 유도한다. 액자를 여닫는 행위는 보이는 것과 감춰진 것, 드러난 기억과 잠재된 기억 사이를 오가게 하며, 작가가 지속적으로 탐구해 온 '가림'과 '드러냄'의 개념을 물리적인 형태로 확장한다. 이처럼 액자는 회화를 담는 틀을 넘어 기억을 간직하는 캐비닛이자 작품의 서사를 완성하는 중요한 조형 요소로 작동한다.
김수지(1994~)는 미국 출생으로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회화과(BFA)를 졸업했으며, 현재 예일대학교(Yale University) 회화·판화과(Painting and Printmaking) 석사과정(MFA)에 재학 중이다. 개인전으로는 《Invisible Trace: 보이지 않는 흔적》 박서보재단에서 개최했으며, 최근 예일대학교 재학생들이 참여한 그룹전 《Half Memory, Twice Remembered》 Tinakim Gallery(뉴욕) 참여했다. 이외에도 국내외 다양한 전시에 참여하며 기억과 시간, 역사와 신화의 이미지를 회화적 언어로 탐구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